라라랜드(2016, 데이미언 셔젤 감독)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꿈과 사랑, 현실 사이의 선택을 그린 작품입니다. 특히 결말 장면과 그에 흐르는 음악은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압축해 보여주죠. 이번 글에서는 결말의 의미, 해석의 다양한 시선, 그리고 음악 분석을 통해 이 작품이 남긴 여운을 살펴보겠습니다.
1) 결말
영화의 마지막, 미아(엠마 스톤)는 성공한 배우가 되어 남편과 함께 재즈 클럽을 찾습니다. 그곳에서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을 다시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의 눈빛을 교환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환상적인 시퀀스—만약 그들이 함께 했다면 어땠을까를 보여주는 ‘꿈의 장면’—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미아는 배우로서의 꿈을 이뤘고, 세바스찬은 자신의 클럽을 열었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과거의 기억으로만 남게 됩니다. 결말은 해피엔딩도, 완전한 새드엔딩도 아닌, 씁쓸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운을 남깁니다.
2) 해석
많은 해석이 존재하지만, 공통적으로 결말은 ‘꿈과 사랑의 양립 불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미아와 세바스찬은 서로의 꿈을 응원했지만, 그 과정에서 결국 다른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이는 현실 속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때로 사랑을 위해 꿈을 포기하고, 혹은 꿈을 위해 사랑을 포기하죠.
또 다른 시선에서는 결말을 ‘성숙한 사랑의 형태’로 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서로의 꿈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는 사랑이 단순히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성장을 가능케 하는 힘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3) 음악 분석
결말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 요소는 음악입니다. ‘Epilogue’라는 곡은 영화의 마지막 몽타주를 이끌어가는데, 7분에 달하는 긴 연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음악은 영화 초반부터 등장한 주요 테마들을 변주하여, 관객에게 ‘만약의 세계’를 그려줍니다. 밝고 경쾌하게 시작하지만 점점 차분하고 쓸쓸한 멜로디로 마무리되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드러냅니다.
특히 세바스찬의 피아노 연주는 결말의 핵심입니다. 이 선율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모티프이자,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합니다. 처음에는 미아와 세바스찬이 함께 공유한 꿈의 테마였지만, 마지막에는 이별의 음악으로 변주되며 관객의 마음을 울립니다.
이 장면에서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대사 이상의 의미를 전달하는 ‘언어’로 작용합니다. 미아와 세바스찬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빛만 주고받는 이유는, 이미 음악이 모든 이야기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라라랜드의 결말은 꿈과 사랑, 그리고 선택의 대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음악은 그 메시지를 관객의 감정 깊숙이 전달하는 매개체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히 ‘사랑 영화’가 아니라, 꿈을 쫓는 모든 사람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현대의 뮤지컬 걸작으로 남아 있습니다.